1. 힐다 헌팅필드. 오랜 전통을 가진 사냥꾼 집안의 장녀. ─여전히 사냥에 능통하며, 지난 5년간 그 누구보다도 훈련에 매진해왔다. 주변에서 과도한 훈련을 말리는 목소리가 빗물처럼 쏟아졌으나 힐다는 그 조언들이 무색할 정도로 하루의 대부분을 훈련에 투자했다. 물론, 연구원들 또한 컨디션에 난조가 있을 정도의 훈련은 금지하고 있었으므로 개인 훈련이 대다수였다.

개인 훈련으로는 사냥법을 끊임없이 복습하고 연마해왔다. 어릴 적 부모에게서 배운 작살 던지는 법이나 칼을 쓰는 법, 사냥감을 쫓는 법, 잡는 법, 죽이는 법. 여전히 동물과는 친화적이지만 인간에게는 오히려 더 괴팍해졌으니 이것은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 효과를 내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훈련의 시간을 거쳐, 힐다 헌팅필드는 2분대 내에서 거의 최대치의 공격을 실행할 수 있는 인원이 되었다.

 

2. 2개월 전, 그러니까 2050년도의 일이다. ‘실전’에 투입된 힐다 헌팅필드는 그날따라 신경이 예민했고, 악마를 공격하는 것에 극심한 집착을 보였다. 무리하여 나설 필요가 없음에도 조금이라도 큰 대미지를 가하고자 억지로 밀어붙였다. 온몸이 늑대로 변한 힐다는 다른 팀원들의 말리는 목소리를 인지하지 못했으며 그대로 악마를 짓씹던 도중 턱이 떨어져 나가는 큰 부상을 입게 된다.

천만다행이게도 떨어진 턱은 다시 붙일 수 있었다. 그러나 떨어진 턱을 붙이는 치료와 후유증 확인을 위한 과정으로 2주가량 격리 기간을 거쳤다. 격리와 치료가 끝난 이후에도 특수한 상황, 위급한 상황을 제외하곤 몸 전체를 늑대로 변형하는 것은 금지 명령이 떨어졌다. 힐다는 이를 매우 불편하게 여겼지만 뜻을 거스를 수도 없었기에 다른 방식으로 싸우는 법을 적극 훈련 중이다.

그리고, 치료는 무사히 끝났고 후유증도 남지 않았으나 턱이 떨어진 흉터는 사라지지 않게 되어…… 얼굴의 반쪽에 그 흔적이 남게 되었다.

 

3. 편식, 여전히 한다. “그러니까, 난 브로콜리가 싫단 말이다!!!” 그러나 여러 아이들과 약속한 내용이 있기 때문에 먹기는 먹는다. 2일에 1번, 브로콜리 6개. 이제 슬슬 브로콜리 개수가 늘어날 날이 다가오는 듯 하여 힐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좋아하는 것은 역시나 고기, 뛰어노는 것, 숲, 동물, 2분대의 같은 무리 친구들. 싫어하는 것은 악마, 연구원들, 나쁜 어른, 그리고 브로콜리. 그래도 싫어하는 것의 목록에서 공부가 빠졌다. “나를 칭찬해라.”

 

4. 5년 동안 키가 자라는 속도가 더뎠다. “대체 왜?!” 그러나 늑대의 모습으로 변할 경우 2M를 조금 넘는 거구로 변하기 때문에 연구원들은 어쩌면 능력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하지만 키와는 무관하게, 힐다의 무궁무진한 훈련 시간이 빛을 발하여 그의 몸은 온통 근육과 흉터투성이가 되었다. 두 손에는 이제 굳은살이 없는 곳이 없다.